정헌민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기업협의회장
정헌민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기업협의회장

무역업계의 정보 교류와 권익 옹호,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목표로 1993년 대전충남무역상사협의회로 출발한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기업협의회는 현재 2700여 개사의 대전·세종·충남지역 무역협회 회원사를 대표하는 수출기업인이 모인 단체다. 경영자 간 네트워킹을 위해 연 4회 이상 포럼 등 각종 모임 행사를 여는 한편 지역인력 취업 확대-중소기업 인력난 해소를 위해 산학협력 관계를 면밀히 쌓아가는 등 다각적인 지원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여기에 탄소중립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등 다변하는 산업경제 구조는 물론, 최근 코로나19 장기화와 글로벌 물류대란 등으로 시름이 깊어진 지역 수출기업들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협의회의 주 과제이자 역할이라 할 수 있다. 대내외적으로 지역 수출기업을 위협하는 요인이 산적해 있는 만큼 내년 창립 30주년을 앞둔 협의회를 새로 이끌게 된 정헌민 신임 협의회장의 어깨가 다소 무거운 셈이다.

취임 3개월 차를 맞이한 정헌민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기업협의회장을 만나 지역 수출기업의 현 주소와 과제,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들어봤다. 정 협의회장은 "내년이면 창립 30년을 맞이하는 협의회의 회장을 맞아 남다른 책임감을 느낀다"며 "기업협의회의 짧지 않은 역사를 이어가며 지역에서 새로 창업하는 젊은 CEO들의 목소리를 담아 새로운 수출 활력을 일으킬 수 있는 그릇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취임 소회를 밝혔다.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와 협의회는 기본적으로 지역 수출기업의 목소리를 대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경영자 간 정보 교류를 위한 'KITA 대전세종 CEO 글로벌 포럼' 등을 비롯한 각종 모임 행사 개최부터 지역 무역업계를 대표해 대전세종충남 경제단체협의회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업계의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또 한남대·우송대 등 지역 대학과의 산학협력을 통해 지역 출신 인력의 취업을 확대하고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협의회의 주요 성과를 꼽자면 지역 경제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는 대전무역회관 건립을 들 수 있다. 인근 선사유적지 경관 침해 의견 등 2012년 준공되기까지 걸림돌이 있었지만 박은용 현 명예회장을 중심으로 협의회에서 회관의 필요성을 강력히 주장한 결과 현재와 같은 회관을 건립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회관에는 지역본부뿐 아니라 한국무역보험공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 지원기관과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1983년 대전지부로 시작된 협회 지역본부는 대전·세종·충남 지자체와 협력하며 수출 중소기업의 해외마케팅 지원사업을 수행 중이다. 지난해부터는 KAIST와 협력해 기술 애로 컨설팅 상담회를 개최하고 스타트업의 글로벌화 교육을 실시하는 등 지역 특성을 살린 지원사업을 운영하는 데 한창이다. 이밖에도 수출기업의 의견을 모아 정부에 정책 건의를 하는 등의 기능을 하고 있다.

이처럼 협의회와 지역본부가 지역 무역업계의 목소리 대변과 권익 옹호에 앞장서고 있지만 전세계적인 코로나19 대유행과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 등 악화일로로 치닫는 대외여건에 지역 수출기업들의 어려움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최근 수출기업을 위협하는 요인은 무엇보다도 공급망 위기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27.3%가 수출 애로요인으로 '원재료 가격 상승'을, 25.2%가 '물류비용 상승'을 각각 꼽았다.

미-중 관계 변화로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 국가 위주의 글로벌 공급망(GVC) 재편도 수출 중소기업에겐 위협 요인이다. 비교적 내수로 경기 부양과 성장이 가능한 일본·중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수출 없이 발전이 담보될 수 없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또 중소기업의 경우 물적·인적 비용 부담 등의 문제로 스스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기에 벅찬 만큼 친환경 탄소 중립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ESG 경영 트렌드도 새로이 적응해야 할 과제라 할 수 있다.

지역별로 보면 대전지역 수출 관련 경제 과제로는 보다 수출 지향적인 도시로 진일보해야 한다는 점이 있다. 정 회장은 "대규모 기업 생산시설을 유치함과 동시에 스타트업의 수출을 지속적으로 지원해서 보다 글로벌화된 도시로 탈바꿈해 나가야 한다"며 "단적으로 인구 수가 비슷한 광주와 비교해보면 연간 수출액은 대전이 광주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 대전지역 수출액은 49억 5300만 달러인 데 반해 광주는 166억 300만 달러에 달한다.

충남지역은 지난해 사상 최초 1000억 달러 수출을 달성하는 등 성과도 거뒀으나 주요 산업이었던 자동차부품 산업의 수출이 전기차 등 친환경 미래차로의 전환으로 인해 퇴조세에 있다. 충남의 자동차부품 수출은 2016년 30억 달러로 도내 수출의 4.5%를 차지했으나 점차 줄어들어 올 4월 기준 비중이 1.5%에 불과한 수준을 기록 중이다. 정 회장은 "기존 부품업계의 경영 안정을 지원함과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업종전환을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출범 10주년을 맞이한 세종시는 자족도시로의 변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정 회장은 "세종시의 경우 경제 발전을 보다 도모하기 위해선 내수기업보다는 고용과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크다고 알려진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 유치와 생태계의 다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협회와 지역수출기업에게 남겨진 과제는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는 점이다. 단기적으로는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에 대응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탄소중립, ESG 경영, 글로벌 공급망과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공통 과제인 셈이다. 코로나 이후의 글로벌 소비 트렌드와 거래방식 변화, 자동차부품 같은 산업 변화도 적응해야 할 대목이다.

정 회장은 "무역협회는 전국 7만여 회원을 대표하는 경제단체로 무역업계의 어려움을 청취하는 창구이며 정부 지원정책을 건의하는 기능이 있다"며 "최근 수년간 일본의 수출 규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화물연대 파업 등 대내외적인 환경 변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의 의견을 취합해 정부에 건의해 정책에 반영된 사례가 있다"고 했다.

이어 정 회장은 "앞으로도 지역의 수출기업의 의견을 듣고 함께 고민하며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나아갈 방향"이라며 "어려움을 겪는 기업은 회원 여부와 관계없이 작은 의견이라도 협회에 전달해주길 바란다. 기업협의회장으로서 지역 기업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대담=맹태훈 취재2팀장 겸 세종취재본부장

정 회장은

정 회장은 1962년 충북 영동 출신으로 대전대성고와 충남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한 뒤 한남대 경영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5년 럭키상사를 창업해 지금의 금강실리테크㈜로 이어오고 있다. 2008년 모범 중소기업인 국무총리 표창, 2021년 중소기업유공자 장관 표창 등을 수상했으며 올 3월부터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기업협의회장으로 취임했다.